넷플릭스 더 글로리 결말 같은 영화 지렁이 누구의 복수극이 더 처절한가

전 세계에서 대박을 터뜨리고 있는 넷플릭스 ‘더 글로리’ 결말 같은 영화 ‘지렁이’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누구의 복수극이 더 처절한가라는 주제를 정했다. 많은 사람들에게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는 소재 중 가난한 자가 부자를 때려 부수는 것은 드라마나 영화의 단골 소재다. 이번에 등장한 더 글로리는 학교폭력 가해자와 피해자의 이야기를 그린다. 미스터 선샤인, 도깨비 등 판타지 로맨스물을 중심으로 극을 펼쳐온 김은숙 작가로서는 상당히 도전적인 작품이기도 하다.

고등학교 시절 엉뚱한 괴롭힘을 당해온 여성이 어른이 돼 교사가 돼 보복을 가한다는 더 글로리의 이야기는 신선했다. 처음부터 나를 매료시키기에 충분했어. 그것도 송혜교가 주연이라니. 남자배우가 원톱으로 복수극에 나오는 경우는 많이 봤지만 여자배우가 단독으로 나오니 신선했다.

김은숙식 부드러운 멜로드라마에 최적화된 배우 중 한 명이 김고은, 송혜교다. 이들의 호흡은 드라마의 성공 공식으로 자리잡을 정도로 유명하다. 이번에도 비슷한 걸 가져올 줄 알았는데 이번에는 180도 다른 작품을 가져왔다. 작품 내 클리셰가 반복되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지만, 같은 작가나 배우가 매번 비슷한 역할만 하면서 자본주의의 혜택을 이용하는 것도 그리 기분 좋은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수많은 스태프가 동원돼 실패해서는 안 되는 작품 세계에서 항상 같은 성공 공식만 반복할 수는 없는 게 드라마판이다. 그런데 이를 과감히 깬 넷플릭스의 더 글로리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독특한 콘텐츠로 승부하겠다는 일념으로 한국과 전 세계를 공략했기 때문이다.

더 글로리 시즌1 결말 8부까지 단숨에 주행하며 영화 ‘지렁이’와 비슷한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누군가에게 피해를 입었지만 국가는 해결해주지 않았다. 시민의 안전을 지켜야 할 경찰과 법은 온데간데 없었다. 영화에서 악당이 내뱉는 대사 중 ‘법보다 주먹이 더 가깝다’는 말은 현실에서 더욱 처절하게 작용한다.

홍보를 하지 못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좋은 작품이 채워지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영화 지렁이의 관객 수는 1921명에 불과하다. 2017년 개봉한 영화라 지금 보기에는 FHD 화질이 아니기 때문에 이질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영화가 주는 메시지는 매우 강렬하다. 뇌성마비 장애를 앓고 있는 아버지가 딸 자야의 죽음에 학교폭력이 이어지고 있음을 알고 복수를 감행한다는 스토리다.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넷플릭스 작품 중 악녀 소년심판 마인 너 닮은 사람 마이네임 작은 아낙네들이 있지만 더 글로리 복수극만큼 현실적인 작품은 없다. 그나마 소년 심팜이 현실과 가장 가깝고 나머지는 판타지 요소를 대거 가미했다. 이처럼 현실적인 복수극을 원하는 분들이라면 영화 ‘지렁이’를 봤으면 좋겠다.

빌런이 있으면 히어로가 더 빛나는 법인데 임지연이 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과거 신인 시절 송승헌과 함께 했던 작품에서는 개봉하려고 노출 연기를 시도한 줄 알았는데 연기 욕심이 많고 꽤 많은 배우인 것 같다. 단순히 얼굴만 예쁜 게 아니라 제 색깔을 낼 수 있는 연기자로 떠올랐다. 10년의 시간이 헛되지 않았다고 생각해.

김은숙의 빌드업은 장기전으로 이어진다. 더 글로리 1화부터 8화까지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고 적절한 템포로 조절한다. 관객들과 밀당을 잘하는 것도 작가의 특기라고 생각한다. 이번에는 남자와 연애 로맨스로 흥정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폭력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의 힘겨루기는 한다. 이 과정이 매우 흥미진진하게 그려진다.

개인적으로 느낀 더 글로리의 유일한 단점은 이제 재미있어지려는 상황에서 시즌1이 끝난다는 점이다. 더 글로리 시즌2 방영일은 2023년 3월이다. 3개월이라는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는 게 유일한 옥의 상처가 아닐까 싶다. 이제 본격적으로 송혜교의 처절한 복수극이 시작되는 타이밍에 제동을 걸다니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학교 폭력 가해자가 어깨를 펴고 사는 세상은 있어서는 안 된다.학창 시절에 양키 놀이를 하면서 자녀들을 겁을 주거나 돼지의 왕인 친구가 많다.그들은 어릴 때 장난 정도라고 생각한다.그들은 어른이 되어서도 정당한 처벌을 받지 않고 살아간다.오히려 피해자인 사람들이 숨어 지낸다.이렇게 꼬이어 버린 일상에 제대로 욕 하는 게 더 글로리에서 심판을 내리는 것이 소년 심판이란 작품이다.

영화 지렁이를 보면 피가 거꾸로 솟는 것 같다. 학교폭력과 성폭행을 당하고 생을 마감한 딸을 위해 복수를 감행하는 아버지의 모습은 뜨거운 피를 끓였다. 영화나 드라마는 시대상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이보다 더 하지 그랬어 적지는 않을 거야. 더 글로리 같은 드라마가 넷플릭스를 통해 많이 나오길 희망한다. 그래야 경각심을 갖고 사람들이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회적 문제를 야기해야 법도 바뀔 수 있다. 가해자가 당당하게 살 수 없는 세상이 오기를 바라며 글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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